이달의 이슈2 > 예술과 예술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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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슈2

예술과 예술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정책

글: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정책연구실장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만 2년이 되었다. 본고에서는 지난 2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예술정책의 주요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고, 나머지 임기 동안 유념해야할 지점은 무엇인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1. 새 정부의 출범과 예술계의 요구
새로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예술계의 요구 중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Me Too 운동’에 대한 대응이었다.
먼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일상적·조직적인 정치적 검열을 통한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와 함께, 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어지는 수직적·위계적 예술지원체계의 문제점과 폐해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일차적으로는 그간 우리 예술지원의 대원칙이었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 붕과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로인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및 ‘검열의 금지’가 정치권력에 의해 심대하게 침해되었음을 의미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뿐 아니라 광범위한 범주에서 지원사업 및 기관운영과 같은 문화행정시스템을 정권의 정치검열수단으로 악용함으로써 예술의 정치적 종속 및 자기검열을 심화시켰으며, 지원사업에서 특정한 예술인/단체를 배제하거나 특혜를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여론 및 의식을 통제·관리하고자 했다는 측면에서 국가에 의해 예술의 가치를 조직적으로 훼손했다. 이에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해 실추된 예술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는 블랙리스트 사태나 예술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술지원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책무가 새정부에 부과되었다.
이와 함께 2018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미투운동(#Me Too)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일상화된 성폭력과 성범죄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자행된 성범죄와 성폭력은 등단, 데뷔, 전수, 학점, 예술활동의 지속 등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 예술인’이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하여 취약한 위치에 있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행위로 이러한 성범죄가 오랜 세월 묵인과 방관 속에 지속되어왔다는 측면에서 예술계가 가진 전근대성과 구조적 문제를 백일하에 드러냈으며, 예술인이 가진 사회적·경제적 지위의 취약성이 이러한 권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진단이 뒤따랐다. 이에 새정부는 예술계 내 성범죄와 각종 위계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예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함한 인권의 보장과 예술계의 성평등 환경을 조성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았다.
대한민국 국민의 주 여가활동 순위(1~5순위 기준)
출처: (좌)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 1권
(우) 연합뉴스(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1&aid=0009934793)
한편 전업예술인의 76%가 프리랜서이고, 연평균 예술활동 수입이 1,281만원(수입없음 비율이 28.8%)에 불과하며, 겸업비율이 42.6%에 달하고, 산재보험 가입률이 27%, 고용보험 가입률이 24.1%로 낮고(2), 불공정계약 관행이 만연한 열악한 예술인의 창작여건 개선에 대한 요구도 중요한 흐름이었으며, 공공의존도 및 중앙정부 의존도의 심화, 창작-매개-향유 부문별 불균형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적 관점에서 정책적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아울러 사회구성의 다변화와 불평등 및 갈등의 심화,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예술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재조명과 정책적 해법에 대한 요구도 간과할 수 없는 요구사항이었다.
(2) 문화체육관광부(2018). 2018 예술인실태조사.
아울러 사회구성의 다변화와 불평등 및 갈등의 심화,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예술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재조명과 정책적 해법에 대한 요구도 간과할 수 없는 요구사항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주 여가활동 순위(1~5순위 기준)
[그림] 새 정부에 대한 예술계의 주요 요구
2. 「새 예술정책(2018~2022) :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수립
러한 요구와 바람을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68번째로 ‘창작환경 개선과 복지 강화로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을 제시했으며, 장기 문화비전인 「문화비전2030 - 사람이 있는 문화」를 수립하고, 예술분야 중장기계획인 「새예술정책(2018~2022) :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수립하였다. 또한 공예(2017.12), 문학(2017.12.19.), 문화예술교육(2018.1.11.), 미술(2018.4.2.), 공공디자인(2018.5.2.) 등 분야별·장르별 중장기계획도 발표하였다.
[그림] 새 예술정책(2018~2022)의 비전과 목표
이 중에서도 「새 예술정책(2018~2022) :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은 2017년 10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계 및 학계전문가로 TF팀을 구성하고, 수차례에 걸친 분과회의,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현장간담회,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2018년 5월 16일에 발표되었다. 동 계획은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비전으로 하고, ‘자율과 분권의 예술행정 혁신’, ‘예술 가치 존중의 창작 환경 조성’, ‘함께 누리는 예술 참여 확대’, ‘예술의 지속가능성 확대’를 4대 목표로 8대 전략과제와 25개 실행과제를 제시하였다.
3. 예술분야 주요 정책의 추진 성과
그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예술정책 분야의 주요 성과로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번째는 예술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보장과 직업적 특수성을 고려한 예술인 복지 강화이고, 두번째는 예술지원기관의 자율성 강화와 지원체계 혁신이다.
1) 예술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보장과 직업적 특수성을 고려한 예술인 복지 강화
■ 예술인 고용보험제도 마련
프로젝트 단위로 활동하는 프리랜서가 많아 단속적 예술활동으로 수입이 불규칙하고, 잦은 실업에 직면하는 예술인이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며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도입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이루었다. 2018년 7월 31일에는 고용보험위원회 의결을 통해 예술인 고용보험의 적용방식, 보험료율, 실업급여 수급요건 등의 주요내용이 확정되었으며, 「고용보험법 및 징수법」개정안(한정애 의원실 대표발의, 2018.11.6.), 「예술인 복지법」개정안(안민석 의원실 대표발의, 2018.12.6.)이 발의되었다.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관련 고용보험위원회 의결의 주요 내용(2018.7.31)

①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 방식 : 의무가입 방식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적용)

② 보험료는 특고·예술인과 사업주가 공동 부담하되 임금노동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부담, 다만 노무제공의 특성상 예술인이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 사업주의 부담 비율을 달리 할 수 있도록 함
* 2018년 실업급여 보험료율: 노동자와 사업주 각각 보수의 0.65%

③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을 제외한 실업급여만 우선 적용하되, 출산전후휴가급여에 상응하는 급여 지급방안도 포함함

④ 실업급여는 이직 전 24개월 동안 9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비자발적 이직자 및 일정 수준이상의 소득감소로 이직한 사람에게 지급

⑤ 실업급여 지급수준은 이직 전 12개월 동안 보험료 납부 기준이었던 월평균 보수의 50%로 하되, 상한액은 임금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2018년 임금노동자의 실업급여 상한액: 일 6만원)

⑥ 실업급여 지급기간은 임금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2018년 현재 90~240일간 지급)

■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마련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예술인의 노동과 복지 등 직업적 권리를 신장하며, 예술인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를 보장하고 성평등한 예술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이 마련되었다. 2017년 10월부터 다수의 전문가 자문, 토론회, 예술계 및 국회 협의 등을 통해 마련된 동 법률(안)은 현재 김영주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계류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표>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의 주요내용
구분 조문구성
제1장 총칙 목적, 정의,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예술인의 역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다른 법률과의 관계
제2장 예술 표현의 자유 보장 예술의 자유와 침해 금지, 예술지원사업의 차별금지, 예술지원사업의 공정성 침해 금지
제3장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의 보호와 증진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 국가기관 등 및 예술지원기관의 책무, 예술인보호 책임자의 지정, 국가기관 등에 의한 권리침해 행위의 금지, 예술인조합활동 방해의 금지, 예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지원 등
제4장 성평등한 예술 환경 조성 성평등한 예술환경 조성, 성희롱·성폭력 방지 조치,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구제 지원기관의 지정, 실태조사
제5장 예술인 권리 구제기구 등
제6장 구제 및 시정조치
예술인권리침해행위의 신고, 신고사실의 조사, 조사절차의 종결, 구체절차의 종결 등, 구제조치, 시정권고, 시정명령, 재정지원의 중단 등, 행정제재처분의 효과승계, 분쟁조정,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불이익조치금지, 권한의 위탁, 벌칙, 과태료
■ 표준계약서 보급 및 서면계약 의무 실효성 확대
문화예술계 불공정계약 및 구두계약 관행 개선을 위한 표준계약서의 개발과 보급이 이루어져, 2018년 9월 18일 예술분야 공연예술창작계약 등 문화체육관광부 분야별 표준계약서 21종이 고시되었고, 2019년 3월에는 미술분야 11종이 추가로 고시되었다. 또한 서면계약 의무제도의 실효성 확대를 위해 서면계약 조사권 및 의무위반 시 시정조치와 과태료를 규정한 에술인복지법 개정안(김병욱 의원, 김영주 의원 대표발의)도 마련되었다.
■ 예술인 창작안전망 사업 확대
예술인 복지금고 시범운영을 통해 1인당 소액생활자금과 전·월세자금 등 융자를 지원하는 ‘예술인 생활안전자금 융자제도’도 2019년부터 시행되었으며 이 외에도 예술인의 지속적 창작활동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창작준비금 지원사업도 확대되었다(2018년 135억 원, 4,500명 → 2019년 165억 원, 5,500명).
■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마련 및 성평등 환경 조성 노력
2018년 3월 8일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이 발표되었고, 뒤이어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 운영, 에술인 성폭력 신고·상담센터 운영, 성희롱·성폭력 예방대책위원회 운영, 성희롱·성폭력 고충처리시스템 운영, 성폭력 방지를 위한 감독 및 제재 강화, 분야별 실태조사 실시, 예방교육 강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2017년 3월에는 대학로에 이어 서울 마포구에 경력단절 여성 예술인의 복귀를 지원하는 예술인자녀돌봄센터 2호점이 추가 개소했으며, 2019년 5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내에 성평등 업무를 전담하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설치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블로그
(https://blog.naver.com/mcstkorea/221303731198)
 
2) 예술지원기관의 자율성 강화와 지원체계 혁신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추진
2017년 7월~2018년 6월까지 민간위원 16인, 문체부 공무원 3인으로 구성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가 운영되어 각 분야별 진상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책임자에 대한 수사의뢰 권고 및 징계권고,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권고안 심의, 백서발간(3)이 이루어졌다. 또한 2018년 8월에는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제도개선 이행협치추진단>이 구성·운영되었으며, 이를 중심으로 앞서 기술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도 마련되었다.
출처: (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홈페이지(http://www.blacklist-free.kr)
(우)연합뉴스(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1&aid=0010661184)
(3) 백서는 본책 4권(위원회 활동보고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종합보고서,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보고서, 블랙리스트 사태의 총체적 조망) 외에 기관별·분야별 진상조사 결과보고서 6권으로 구성된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혁신 추진
문화예술지원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혁신도 함께 추진되었다. 먼저 블랙리스트 사태로 축소·폐지된 사업의 복원과 지원구조 정상화가 추진되었으며, 문예기금 지원 심의 옴부즈만 전면 도입, 공개심의제, 심의자료 심층검토제가 도입되었다. 또한 2018년 1월~2018년 12월까지 민관 협치기구인 <아르코 혁신 TF>를 구성·운영하고 현장 예술인과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통해 ‘예술지원기관 자율성 강화 및 혁신을 위한 23개 혁신의제’를 도출하였다. 여기에는 위원추천위원회 구성 권한의 예술위원회 이관 및 위원장 호선제 실시, 소위원회 활성화, 예술위원회 내에 개방적 직위 도입, 지원사업 과정에 예술인과 국민의 참여 확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위원회 간 수평적 협력관계 제도화 등이 포함되었다.
4. 맺음말 : 다시 예술과 예술인의 가치에 대한 성찰과 존중으로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새정부 예술정책은 예술인의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 예술인 복지 강화를 통해 예술인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예술표현의 자유보장과 예술지원기관의 자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예술지원에 있어 ‘팔길이 원칙’을 구현하고 블랙리스트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또한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화비전2030이나 새예술정책에서 제시된 계획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으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권고 이행과정에서 현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예술현장에서 느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지원기관의 혁신노력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예술정책분야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먼저 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문화예술지원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그리고 예술위원회의 혁신의제 구현을 위한 구체적 실행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위원회 간 자율상생협약 체결이나 의사결정/위원구성/평가 등에 있어 운영자율성 확보, 지원사업의 공정성 및 투명성의 담보를 위한 노력들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 둘째, 문화체육관광부 및 예술지원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예술현장과 지속적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며, <문화비전2030> 및 <새예술정책>의 후속조치 마련에 있어서도 민관협치를 통해 지속적인 논의와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예술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창작-매개-향유 부문간 균형 확보,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문화매개인력에 대한 투자 및 평가/환류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며, 공공과 민간, 중앙과 지역간의 관계 재설정, 지역 문화분권을 위한 권한 및 재정의 이관과 제도적 개선, 예술계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신규시장 창출과 관객 개발 지원, 혐오와 갈등을 넘어 소통과 공감, 공동체를 위한 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 등 또한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킨 촛불혁명의 중요한 기폭제가 바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이었기에 예술계가 이번 정부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이 사실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매우 짧은 남은 기간 동안 ‘예술정책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바로 우리가 시작했던 바로 그 곳에 있다. 바로 ‘예술이 가진 본질적 가치와 예술인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성찰과 존중’ 말이다. 예술은 아름다움과 정서적 충족 외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기존에 우리가 당연히 생각했던 전제들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누구보다 예민하게 한 사회의 아픔과 현실에 공감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미래를 예견하는 이들이 바로 예술인이다.
 
이러한 예술과 예술인의 공공적 가치와 힘을 인식하고,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혁신이 자유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러한 예술인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예술정책이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지점이자 원칙이 아닐까.
본 원고는 2019년 5월 3일 개최된 ‘일상에서 만나는 문화, 문화·체육·관광·문화재 분야 정책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한 본인의 원고를 정리한 내용이다.

※ 본 웹진에 수록된 원고는 집필자 개인의 견해로, 발행처의 공식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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