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1 > 올해 비엔날레 가보셨나요? 비엔날레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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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슈1

올해 비엔날레 가보셨나요? 비엔날레 둘러보기

글: 김혜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문화여가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미술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거나,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2018년 가을은 수많은 비엔날레를 봐야하거나, 보고 싶거나 하는 마음 때문에 전국을 여행해야하는 시기이다. 짝수 해 가을마다 돌아오는 우리나라의 비엔날레 시즌, 올해는 유독 더 많아졌다. 광주비엔날레(11월 11일까지), 부산비엔날레(11월 11일까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11월 18일까지), 창원조각비엔날레(10월 14일까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11월 30일까지), 대전비엔날레(10월 24일까지) 여기에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10월 31일까지)가 추가되어 총 7개의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대전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국 7개 비엔날레 포스터

세상에 이렇게 많은 비엔날레를 약 2개월의 시간동안 다 돌아보는 건 사실 꽤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럼 그 중에서 몇 개 비엔날레들을 둘러본 필자가 슬쩍 감상을 공유하기 전에, 왜 이번 호 웹진에서 '축제'를 다루면서 비엔날레 얘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자. 축제는 "일반 대중을 위한 주제를 가진 기념적 의식"(Getz, 1991), "추수감사절, 문화축제, 박람회, 연회 등을 포함하는 인간의 사회적 현상으로, 실질적으로 모든 인류 문화가 만들어낸 우연한 현상"(Falassi, 1987) 등으로 정의되는 역사가 아주 긴 국제적인 문화현상 중 하나이다. 축제의 근본적 성질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유희성, 일탈성, 집단성, 장소성, 의례성 등이 자주 언급되는 공통적 성질이다(정성문 외, 2017). 그리고 사람들이 지역을 인지하고, 방문하는 지역브랜드로서 활용된 지 오래이다(윤설민, 2011). 우리가 다른 지역, 국가를 방문함에 있어 축제는 매우 중요한 방문의 동기이자, 대중의 관심도 증가, 매력포인트 등으로 작용한다. 그럼 과연 올해 비엔날레들은 얼마나 매력적이고, 흥미롭고, 일상으로부터 해방되는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민들의 공동체성을 불러일으키고, 지역적 장소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아야겠다.

7개 비엔날레를 모두 다루는 것은 지면상의 한계와 필자의 한계 상 어려움이 있으므로, 대표적 비엔날레로 일컬어지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중심으로 살짝 살펴보자. 흥미로운 부분은 두 비엔날레 모두 '경계'를 전시의 메인 주제로 잡았다는 점인데, 남북관계에 대한 사회이슈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한국에서의 비엔날레가 지니는 장소성, 상징성 등이 반영된 주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2018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이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총괄 큐레이터를 겸임하고, 그 외에 11명의 큐레이터가 유기적 집합으로 활동하며 40개국 출신 153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총 7개의 주제전으로 구성했다. 11명의 큐레이터는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그동안의 정치적 현상, 이주, 난민 등의 현대사회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들을 구현하고 있다. 이전 비엔날레들보다 눈에 띄게 아시아 작가들이 많이 참여한 모습이고, 국제적인 사회문제인 인권, 난민, 격차, 국가 권력, 전쟁, 분단, 냉전, 독재 등의 이슈들, 그리고 포스트인터넷 시대에 발생하는 또 다른 격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8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장 전경(출처: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특히,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눈길을 끈 전시 중 하나는 문범강 큐레이터가 북한미술을 소개한 섹션이다(본 전시관 안내자가 본 전시는 여기이고, 북한미술 전시장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안내를 꼭 해주는 것만 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음을 알 수 있었다). 평양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한 대형 집체화, 조선화 등 북한의 예술가 31명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에서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경계가 지니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북한미술전 전시작품, 윤건 외, <청년돌격대> 2016 (출처: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이 외에도 광주의 역사적 장소 중 하나로, 5.18 당시의 치료와 고문이 동시에 이루어진 (구)국군광주병원에서 벌어진 전시 섹션에는 유가족 및 광주트라우마센터 상담자를 인터뷰하는 내용인 작품 등이 전시되었고, 그 외에도 (구)전남도청 회의실, 5.18 당시 계엄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있었던 전일빌딩 등이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전일빌딩 전시전경 (출처: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구)국군광주병원 전시전경 (출처: (재)광주비엔날레 제공이미지)
(구)국군광주병원 전시전경 (출처: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2018 부산비엔날레는 최태만 집행위원장이 전체 비엔날레 운영을 담당하고, 처음으로 전시감독 선정을 공개모집하여 크리스티나 리쿠페로(Cstina Ricupero), 외로그 하이저(J?rg Heiser)를 전시감독으로 선정하였다. '비록 떨어져있어도'라는 전시 주제는 "현재 역사의 변혁기에 서 있다. 이달 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해방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던 분단의 질곡이 해결되는 변곡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중략) 2018년 부산비엔날레는 우리 한반도가 겪은 분단의 질곡에 대해 질문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분단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후기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라며 비엔날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 전시총감독인 크리스티나 리쿠페로는 분리와 분단을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으로 다루고자 하였고, 외로그 하이저 또한 국가 간의 갈등, 분쟁, 전쟁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적대적인 경험이 분리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토의 물리적인 분리가 어떤 심리적 경험을 유발하는지 등에 대해 탐구하는 34개국 66명(팀)의 작품 126점이 전시되었다.

부산비엔날레 본 전시 전경, 부산현대미술관 (출처: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산비엔날레 본전시 전경 (출처: 뉴스핌, 2018.09.08.)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주도로 탄생한 이래,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형태의 행사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주 전시관을 새롭게 개관한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겼다. 그리고 부산의 주요 도심 중 한 곳인 남포동의 (구)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도 전시를 함께 개최했다. (구)한국은행 부산본부는 근대 건축물 중 하나로, 한국전쟁 기간 동안 벌어진 2번의 화폐개혁이 모두 이곳에서 실시되는 등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다. 2곳에서 이루어진 전시 모두 과거의 냉전 시대가 끝났음에도, 최근 다시 냉전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국제사회의 모습들을 정치사회적 모습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및 생태계, 강제 이주, 대중문화 등 다양한 모습 속에서 발견하는 작품들을 소개했다.

부산비엔날레 (구)한국은행 부산본부 전시 전경 (출처: 뉴스핌, 2018.09.08.)

올해의 비엔날레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을까? 일단 관람객 수를 살펴보자. (재)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9월 7일 개막 이후 한달이 된 10월 초 시점에 13만 8천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표적 비엔날레인 만큼, 많은 국내외 문화예술기관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랄프 루고츠(Ralph Rugoff) 2019 베니스비엔날레 감독, 후미오 난조(Nanjo Fumio) 모리 미술관 디렉터, 멜리사 라리츠(Melissa Ratliff) 시드니비엔날레 큐레이터, 미하엘 라이터러(Michael Reitere)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 등이 방문했으며, 학교들의 단체 관람,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단체관람 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현재 집계 관람객수는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전회 비엔날레보다는 많은 관람객들이 찾지 않을까하는 관계자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광주비엔날레 만장프로젝트 모습 (출처: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부산비엔날레 대통령 관람 모습 (출처: 대한민국 청와대 트위터)

올해 비엔날레는 비엔날레가 열리는 지역의 장소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축제 특유의 장소성이나 집단성적 특징이 잘 발현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격년제로 너무 많은 비엔날레가 국내에서 반복되어 열리면서, 비슷비슷한 주제들이 중첩되어 나타나면서 보는 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국내 비엔날레들이 각기 다른 집중 영역이나 전략의 활용이 필요한데, 비슷한 미술 영역과 주제들에 천착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시각예술에 대한 이해를 더 하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고, '축제'라고 불릴 만큼의 국내외 위상과 파급효과를 찾기 어렵다는 한계도 자꾸 드러나고 있다. 국내 상황을 볼 때, 국민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각예술축제로서의 비엔날레의 성격을 강화할 것인지, 일종의 미술올림픽 성격을 띠면서 국제 미술계에서의 축제로서 역할을 할 것인지, 혹은 공공적 이슈에 대한 미술의 증언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보다 기념적이거나 상징적 역할을 강화할 것인지 등의 차별화 및 저변확대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문헌
  • 2018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 2018 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
  • 대한민국 청와대 트위터
  • 뉴스핌, 2018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작품 수 줄이고 집중도 높인다" 2018년 9월 8일 기사
  • 윤설민(2011), 체험형 축제와 관람형 축제 간 특성 비교연구, 「관광연구논총」, 23(3), 35-54.
  • 정성문, 주여운, 오치옥(2017), 축제의 속성으로 본 광주비엔날레 분석: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관광연구논총」, 29(4), 125-151.
  • Falassi, A.(1987). Festival: Definition and morphology. In a Fallassi(Ed.), Time out of time. Albuquerque, NM: University of New Mexico Press, 1-10.
  • Getz, D.(1991). Festivals, special events, and tourism, NY: Van Nostrand Reinh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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