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처음 > 현장포커스 > 축제평가를 통해 본 지역축제 현장의 변화
글: 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수년 동안 일 년에 30곳 이상의 축제현장을 돌아보곤 했다. 축제를 방문하는 이유가 평가를 위한 방문도 있으나 축제가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느끼고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축제 꾼이냐?'라는 농담도 한다. 그 농담이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은 축제가 주는 즐거움, 바로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일탈의 대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역축제가 지역과 지역민에게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이 있고 축제 방문객들도 다양한 욕구들을 실현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축제방문을 통해 체감한 내용들을 지역의 스토리를 축제를 통해 발굴하고 지역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과정, 축제를 통한 지역산업의 활성화, 지자체간 치열한 경쟁시장으로서의 축제,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라는 네 가지 차원에서 살펴보려 한다.

스토리가 있는 축제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하기 시작한 관광은 21세기의 풍요와 여유의 시대를 거쳐 생활의 중요한 일부로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관광·모험관광·체험관광 등이 증가하고 있다.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초기의 금전소비형 여가형태에서 차츰 여행과 예술·문화 소비형 등의 여가형태로 옮겨가면서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를 통한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관광산업이 지역의 지출·고용·세수 증가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다양한 마케팅활동 수행을 통해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노력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에 관광, 그 중에서도 '체험형관광' 혹은 '문화관광'이 주목받으면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축제 역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여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의 스토리들을 문화콘텐츠화하여 지역관광의 마케팅수단으로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관광지를 훌륭하게 만들어가더라도 관광객이 그 관광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지역으로서는 매우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보완책으로 요즘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어떤 상품, 서비스 그리고 관광지도 스토리가 없으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소구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의 역사는 말·이미지·글로 이루어진 신화나 동화, 전설과 함께 해 왔으며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스토리텔링이란 작가가 문화원형을 활용하여 유형에 알맞은 소재를 선택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개하고 연결하며 미학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원천으로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상품을 '문화콘텐츠(Culture Content)'라고 한다. 문화콘텐츠의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로서 폭넓게 퍼져 나가는 Window 효과로 인해 영화, 캐릭터, 게임, 인터넷, 모바일, 만화 등에서 놀라운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만드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토대가 되는 것이 스토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의 스토리들을 문화콘텐츠화하여 지역관광의 마케팅수단으로 사용하고자 노력할 때 중요한 도구가 지역문화에 기반을 둔 지역축제라 할 수 있다. 전북 김제 지평선축제에서는 청룡·백룡의 스토리를 활용하여 지역민의 공연, 캐릭터 개발,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추진하고, 전남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서는 '뽕할머니' 스토리를 축제의 대표 스토리화하여 주제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 스토리 콘텐츠를 축제에 도입한 지역축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이 주도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축제

지역축제란 지역주민의 생활과 문화를 축제를 통해 집약적이고 함축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지역문화의 총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는 축제성공의 열쇠이다. 그러나 일부 축제에서 지역주민은 단순한 축제관객으로서의 역할만 할 뿐 축제의 주체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는 일본의 축제와 달리 우리의 많은 축제들이 주민들로부터 시작되지 않고 행정주도의 축제로 시작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지역축제는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의 차별된 특성과 공간, 시간을 표현하고, 이를 축제참여자들에게 동화시켜나가야 축제 성공의 확률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많은 지역축제들이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주제로 지역축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방문객을 유도하여 짧은 시간 내에 지역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무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향수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관광 상품으로서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의 기능이 있다. 또한 체험 관광의 대표적 대상이 된 축제는 관광객 활동인 동시에 지역의 주요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축제산업화의 노력 일환으로 축제 캐릭터를 형상화하고 디자인하여 다양한 공연에 활용하였으며, 포스터와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축제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뿐만 아니라 지역을 브랜딩할 수 있는 도구로 축제를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지역축제의 산업화의 노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축제는 지역의 관광경쟁력 및 지역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단순한 즐길 거리를 넘어 해당 지역의 중요한 산업 소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발전을 이끄는 또 하나의 핵심 콘텐츠는 지역의 고유한 유·무형 자원을 이용한 지역축제가 효과적인 지역홍보 및 교류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방문객을 유치하여 차원이 아니라 지역의 관련 있는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몇 년 동안 비약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축제 평가를 통한 전략적 관리가 그 밑거름이 되었다. 축제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바탕으로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전략적 관리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지역축제의 긍정적 편익이 성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의 중요성 역시 강조되는 것이다. 장소에 스토리를 입히면 그냥 장소가 아닌 의미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된다면 그 장소는 명소가 되는 것이고 지역민이 자랑하고 싶은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문화관광축제 평가와 경쟁, 그리고 과제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관광축제정책을 시행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축제 기획과 운영 등에서 전반적으로 그 수준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들도 있다. 많은 국가사업의 예산 규모에 비해 문화관광축제 지원예산은 매우 적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라는 브랜드 가치를 얻기 위해 매우 치열한 시장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평가와 축제성과 등 정량적 수치에 민감하여 축제의 본질적인 요소들에는 많은 신경을 못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축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경쟁은 좋으나 축제의 본질적인 면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축제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남겨진 과제도 많은 것 같다. 지역축제 중에는 프로그램 내용이나 관리 운영 측면에서 독창성이나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기보다는 지역의 관습성 및 경쟁심리,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목적성에 따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지역축제는 우리의 축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끊임없는 의구심을 바탕으로 축제 본질의 실행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축제의 효과를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문화를 재창조하고 상품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역성과 특수성을 반영한 전략적 축제, 축제기획 및 운영의 독립 체제를 갖춘 축제, 문화이벤트로서의 글로벌을 지향하는 축제로 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의 정신과 시대를 담는 그릇, 축제

지역문화란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고 지역주민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관되며 이를 통해 지역의 문화정체성이 형성되고 실천되는 문화를 말한다. 또한 지역문화는 지역주민과 함께 행동하는 생동하는 문화이며, 지역의식을 통합시키는 지역정신의 표출이고 지역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문화는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을 함의하고 있기에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지역문화를 상징적으로 녹여내어 지역주민은 물론 외지인에게 전달하는 도구로서 많은 지역이 축제를 진행하고 있기에 축제는 지역주민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따라서 지역민이 주도하고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축제 프로그램에 반영해 축제를 개최해야 한다. 축제의 프로그램을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주민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축제는 개인적 차원과 공동체적 차원 모두에서 그 목적성을 추구한다. 개인에게는 여가기회확장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공동체적 차원에서는 동질성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축제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탈피하여 축제가 지역의 정신과 시대를 담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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