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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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정민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두 가지 시각

정부의 지역정책 추진에 있어서 상반된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사업성을 따지는 경제성의 기준이고, 또 하나는 지역균형발전을 따지는 공공성의 기준이다. 두 가지의 기준이 동시에 충족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경제성이 높으면서 공공성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그 예다.

경제성 기준의 지역정책은 사업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기 때문에 효율성이 증대된다. 잘 되는 곳을 밀어주면 더 잘 된다는 개념이다. 이런 지역은 전문 인력도 풍부하고 금융, 교통 등의 인프라도 발전되어 있고 기술을 가진 연구소나 관련기업이 이곳에 많아 협력의 여지도 많다. 따라서 효율성이 높아져 경제적 원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된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성만 가지고 지역정책을 추진하면 어느 특정지역에 자금이나 기관이 몰리게 되고 이것이 고착화되는 문제점이 있다. 즉, 경제성의 논리로 정책을 추진하면 소외된 지역의 가난이 대물림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다.

반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공익성 중심의 정책은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전국이 모두 균등하게 살자는 개념, 즉, 복지정책과 같은 논리이다. 어차피 지역은 자원이나 환경여건 등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입지여건이 열악한 곳도 정부의 혜택을 받고 사업을 추진하면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경제성 원칙에 의해 사업을 추진하면 소외된 지역에서는 다 같은 국민인데 왜 우리는 피해를 당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공공성의 기준으로만 사업을 추진하면 효율성이 훼손되어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을 저하시키고 따라서 국민 전체적으로 경제적 기회손실을 초래한다.

순수한 문화정책은 지역균형을 고려한 공공성의 원칙이 우선되고 문화산업정책은 경제성의 원칙에 의해 사업이 시행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두 가지 기준이 동시에 적용된다. 문화정책의 경우에도 수요가 없는 곳에 문화시설을 세우면 국가적인 낭비가 초래되고 문화산업정책도 지역안배를 하지 않으면 특정지역에 산업이 몰리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지역 확산 정책

최근 문화부를 비롯한 정부 정책에는 지역 확산 정책이 많다. 이미 중앙에 있는 시설이나 시스템을 지역에 이식시켜 지역에도 중앙에서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거나 열악한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여 이를 기반으로 문화나 문화산업을 확산시키는 정책이다.

실제로 문화산업의 경우 지역과 중앙은 큰 불균형이 존재한다.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문화산업은 2014년 9조 4,795억 원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하였으나, 서울이 68.6%, 경기도가 17.8%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정부의 문화관련 지역정책은 경제성을 따지고 수요를 감안하여 거점을 설립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경제성에 근거한 선택과 집중의 지역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가운데 어느 곳에 거점을 설립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에도 경제성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의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한다.

문화부의 지역 확산 정책을 시설 중심으로 보면,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게임센터, 콘텐츠코리아랩, 스토리랩, 음악창작소, 생활문화센터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하다. 문화부 외에도 미래부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있기도 하다.

좀 더 들여다보면,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융복합 문화 콘텐츠의 기획, 제작, 소비, 산업화에 이르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문화창조융합센터, 문화창조 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K-컬쳐밸리, K-익스피리언스, K-팝아레나 공연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지역에 맞춰 확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콘텐츠코리아랩은 창의적 아이디어의 융합과 구현을 통해 청년층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을 비롯하여 현재 9개소가 설치되어 있다. 글로벌게임센터는 수도권에 치우친 게임 산업의 불균형 해소, 신기술 및 신규 플랫폼 출현에 대응,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지역 거점을 조성하는 것으로 2015년에 3개 권역, 2016년에 4개 권역이 추가로 조성되었다. 또한 지역스토리랩은 지역의 이야기 자원 발굴, 스토리 창작인력 육성 등 지역 이야기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여 지역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2016년 현재 12개 지역에 지정되어 있다. 음악창작소는 다양하고 실험적인 음악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고 음악인들이 필요한 기반시설 제공 및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간으로 2016년 4월 기준으로 총 6개 지역에 조성되어 있다. 생활문화센터는 기존 문화시설을 활용하거나 유휴공간을 탈바꿈하여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한 거점 플랫폼으로 조성된 커뮤니티 공간으로 2016년 1월 기준으로 70개소가 개설되어 있고 28개 시설이 개관 운영 중에 있다. 한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지자체·대기업이 결합하여 설립한 지역경제 진흥정책 수행기관으로 미래부가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18개 시·도에 설립되어 있다.

그림 생활문화센터

사업 추진방향

이와 같은 많은 공간 및 시설의 지역 확산 정책은 자칫 중복의 문제와 운영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중앙의 시스템을 지역에 이식할 때 지역 맞춤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지역마다 편차가 있어 풍부한 인프라 등의 양호한 여건을 가진 중앙과 동일한 방법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신체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거버넌스 체계를 사업에 맞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환경이 열악한 지역은 중앙의 지원이 많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간섭은 효율성을 저해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셋째, 협력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과 지역, 지역과 지역, 지역 내의 공간과 시설 등이 서로 연결되어 융합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동 협력사업이 강화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지나치게 부여하다 보면 중복과 비효율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지역에는 전통적인 문화자원, 인력 등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지역별 특색 있는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가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지역이라는 개념은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교통망과 통신망이 발전하면 전국이 하나의 촌(村)으로 바뀔 것이다. 1970년대에 서울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1시간 남짓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SNS를 통해 언제든 전국에 있는 누구든 화면상으로 대면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개념의 소멸은 동질화의 우려를 낳는다. 지금도 유행, 행동, 언어 등이 통신망과 교통망의 발전으로 동질화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정책의 진정한 의미는 다양성의 확보에 있을지도 모른다. 문화정책의 지역 확산은 중앙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성은 창의적 산출물을 가져오고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다양성 확보는 지역에 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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