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

현장포커스

메타버스는 미래가 아닌

전우열 VENTAVR 대표이사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세계가 펼쳐지는 <매트릭스>의 시대 배경은 미래 2199년.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메타버스는 예상보다 더 빨리 현실이 되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만들겠다는 VENTAVR의 전우열 대표이사는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고 말한다.
메타버스 열기가 뜨겁다. 메타버스는 ‘초월’의 뜻인 ‘Meta’와 ‘우주’, ‘세계’의 뜻인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미국의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이 가속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3D VR을 제작하는 VENTAVR은 영화, 방송, 예능, 콘서트,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2015년 12월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3D VR은 생소했지만 6년 만에 LG유플러스, 구글, SM, SBS 등과 협력하며 연 500편을 제작하는 3D VR 영상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제작한 <동두천>이 2017년 제74회 베니스영화제 베스트 VR 스토리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1992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두천>은 주한미군이 살해한 성 노동자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베니스영화제뿐만 아니라 해외 30여 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동두천>이 해외 여러 영화제에서 초청되는 것을 보며 3D VR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어요. 관객이 3D VR로 시공간을 초월해 피해 여성이 느꼈을 공포를 체화하는 경험은 기존 영화들이 관찰자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몰입감을 선사했지요.”
2017년은 기업들이 VR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해로 카카오게임즈, 한빛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이 VR에 뛰어들었다. VENTAVR은 1년 뒤 기회가 찾아왔다. LG유플러스로부터 10억 원의 시드 투자와 그다음 해 25억 원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게 된 것.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를 앞두고 킬러 콘텐츠로 VR·AR 콘텐츠 준비를 위해 세계 30여 개의 VR 기업 중 선택한 회사였다.
투자를 받고 난 이후 VENTAVR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방송사에 의존해 연 5편의 3D VR 영상을 이벤트성으로 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현재는 SBS 미디어넷 <더 쇼>에 매주 10편 이상의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엑소, 에이핑크, 청하 등 K팝 아이돌 아티스트가 등장하는 3D VR·XR 콘텐츠를 다수 제작해 U+5G 전용 콘텐츠에 제공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도 협력을 맺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VENTAVR이 만든 안전보건공단의 3D VR 안전교육 콘텐츠는 생생한 현장감으로 교육생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은 물론 100명 이상 동시 교육과 제어가 가능한 장점을 지녔다.
VENTAVR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강화되면서 개발된 영상 서비스도 있다. 올해 1월 론칭한 벤타X는 3D VR과 2D로 경험하는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이다. 3D VR로 오프라인에서 느끼는 감성을 사용자가 느낄 수 있고, 3D VR 헤드셋이 없는 사용자는 2D로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 버전의 벤타X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라이브로 송출되는 기술은 VENTAVR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컨퍼런스가 증가하며 AR, XR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요. 여기에 VR은 특별한 시각적인 경험을 더하는 요소로 사용되고 있지요. 예전보다 시장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VR 사용가 많지 않은 상황이에요. 40만 원에서 100만 원 대로 책정된 VR 헤드셋을 개인이 한 대씩 구비하기에는 가격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3D VR 시장도 언젠가는 게임 시장처럼 소비자가 콘솔기기 등의 하드웨어 기기를 구입해 즐기는 문화가 형성될 거예요. 오큘러스 퀘스트2처럼 기존 VR 헤드셋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무선으로 연결되는 성능 좋은 제품이 시장에 많아지면 VR 대중화에 도움이 될 거예요.”
현재 VR·AR 하드웨어 기기 시장은 미래 메타버스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애플은 내년 초 AR·VR 헤드셋을, 2025년에는 AR글래스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다. 오큘러스의 성공으로 VR 하드웨어 기기 최강자에 오른 페이스북은 VR 콘텐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내에 이미 200여 개의 VR 게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세계 커뮤니티인 호라이즌 베타 버전을 구축했다. 호라이즌은 소수의 초대된 사람만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의 VR 확장판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음성으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전우열 대표이사는 B2B나 B2G에 형성된 VR 수요가 B2C로 확대되는 데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3D 관련 기술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패션,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중이다. 미국의 유명 랩퍼 트래비스 스캇은 작년 4월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를 열지 못하게 되자 전 세계 이용자가 3억 5천만 명인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동시접속자 수가 1,230만 명으로 관련 캐릭터 아이템 지출 대비 약 10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트래비스 스캇의 아바타가 입은 패션 아이템은 오프라인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역시 메타버스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자 콘셉트로 활용하고 있다. 트와이스는 3D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에 멤버들의 댄스 퍼포먼스를 3D 아바타로 구현해 공개했다. 걸그룹 에스파의 콘셉트는 실제 4명의 멤버와 오프라인과 같은 가상의 자아가 AR 캐릭터로 존재한다.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은 물론 SNS 라이브 진행도 함께하고 있다.
VENTAVR도 현재 3D 아바타를 활용한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VENTAVR이 개발하고 있는 분야는 비대면 온라인 현장학습. 온라인 현장학습의 장소로 경주의 10곳을 구현해 선생님, 가이드, 학생 아바타가 메타버스에서 만난다.
“남들이 하지 않는 VENTAVR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할 생각이에요. 지금 개발 중인 온라인 현장학습 콘텐츠를 통해 3D 데이터를 확보해 놓으면 제페토 같은 서비스에 적용이 되고 추후 방과 후 학교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메타버스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VENTAVR은 불안전한 3D 영상 시장에서 장비를 직접 연구하고 개발하는 연구소 같은 역할과 차별성을 지닌 품질 높은 3D VR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역할을 동시에 하며 산업을 놀라게 하는 결과물을 선보여왔다.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만들어야죠. 2D VR 기반의 시장에 VENTAVR이 3D VR을 선보이며 이전과 다른 생생함과 몰입감으로 신선함을 선사했어요. 올해 초에는 벤타X로 3D VR 라이브 기술도 선보였고요. 그다음은 3D 스캔을 통해 현실공간을 메타버스로 옮겨 놓는 것이에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갖춘 넷플릭스처럼 다양한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VENTAVR의 목표예요.”
글·고승희
사진·김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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