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3 > 관광시민, 체류형 관광과 공정관광을 맞이하기 위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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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슈3

관광시민, 체류형 관광과 공정관광을 맞이하기 위한 자세

글: 정란수 프로젝트수 대표
8월 여름 휴가철, 열린관광지 평가를 위하여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여 한옥마을 길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휠체어를 이용하여 관광지를 이동하는 교통약자는 혼잡한 거리에서 전진하는데 적잖은 애를 먹었다. 최근 유명 관광지에서 나타나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지역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교통과 관광산업의 발달, 여행의 일상화 속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빈번하게 떠나고, 또 오래 머무르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과연 관광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떠한 것들을 지키고 고민해야 할 것인가?
체류형 관광과 공정관광의 발전
최근 관광의 변화 중 눈여겨볼 현상이 바로 체류형 관광이다. 체류형 관광은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여행과 일상에서, 여행자가 여행지에서 보다 오래 체류하며 일상적인 생활을 살아가는 관광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생활관광(Life Tourism)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공유숙박을 통한 한 달 살기, 디지털 노마드 등의 여행지에서의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체류형 관광은 곧 여행자와 지역민의 생활패턴의 경계가 모호해지게 된다.(1)
출처:서울마이스웹진(http://webzine.miceseoul.com/)
이 경계의 모호성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여행자가 지역의 일상에 흡수되다보면 소음, 사생활 침해, 교통정체, 물가상승을 초래하게 되고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이 여행자의 시설로 전환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로 여행자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고민할 시점이 오게되며, 이러한 관광의 대안을 공정관광에서 찾기도 한다. 공정관광은 여행자가 지역민의 경제, 사회/문화, 환경적 영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면서, 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관광을 함께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 하겠다. 책임지는 관광의 형태, 여행자도 역시 지역민 입장에서 책임을 지는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나 지자체 역시 여행자를 객체로서가 아닌 주체로서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관광시민 개념의 등장
이러한 현상 가운데 나타나게 된 개념이 바로 관광시민(travel citizen)이라는 개념이다. 이훈(2018)에 따르면 관광시민이란 관광객도 방문 장소에서 그곳의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질서를 지키자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2) 유럽 유명 도시에서 오버투어리즘의 문제에 대해 ‘책임 관광’의 측면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관광객은 단순히 그냥 왔다 가는 방문객이 아닌 그 도시의 또 다른 주체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2018)의 경우, 서울관광 중기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서울시는 단순히 1,0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가 아닌, 외래관광객 1,400만 명, 국내관광객 1,300만 명이 방문하는 거대 관광도시인만큼 서울 도시계획에 관광객의 권리를 포함하고, 대신 관광객 역시 책임있는 의무를 강조하는 개념을 도입하기도 하였다.(3) 결국 관광시민 개념은 크게 여행자도 시민과 같이 지역에 대한 의무를 지니자는 것과 함께, 도시정책에서 여행자도 살고 있는 시민들과 같은 정책적 수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2018 서울공정관광 국제포럼
이러한 연장선 상에서 서울공정관광포럼에서는 여행시민증을 만들어 배포하고 가이드 브로슈어를 바르셀로나와 함께 제작 및 배포하기도 하였는데, 그 내용으로는 “나는 당신의 도시를 여행하는 시민입니다”라는 주장과 함께, 첫째, 우리는 우리가 여행하는 도시와 마을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과 권리를 존중합니다, 둘째, 우리는 여행하는 동안 소음과 쓰레기를 줄이고 타인의 사생활을 지키도록 노력합니다, 셋째, 우리의 여행이 도시와 자연을 파괴하지 않도록 탄소배출과 1회용품 사용을 줄입니다, 넷째, 여행은 모두를 위한 것, 사회적 약자들의 여행과 이동의 권리를 지지하고 지원합니다. 다섯째,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에 남도록 지역에서 운영하는 숙소와 상점, 시장과 공예품, 공정무역과 협동조합을 지지하고 선택합니다, 여섯째, 우리의 여행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호텔, 가이드, 여행사, 식당 등)의 권리와 존엄이 지켜지도록 노력하고 존중합니다, 일곱 번째,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 세상을 만나는 여행을 미래세대도 누릴 수 있도록 소중히 지켜갑니다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광시민의 전제, 문화적 개방성!
이제는 우리 생활공간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예컨대, 서울시는 외래관광객이 서울시 주민등록인구보다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주노동자나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민족, 다문화 사회는 이미 도래하였다. 이 과정속에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에서 여러 갈등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제주난민사태나 할랄단지 반대 등의 현상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체류형 관광이 정착되기 위해서 중요한 개념은 지역민과 여행자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문화적으로도 모두 포용할 수 있다는 개방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즉, 문화적 개방성이 필요한 것이다. 관광시민의 개념이란, 바로 다문화에 대해 함께 이해하고, 기꺼이 공동체로 포함이 되고자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관광시민의 개념이며, 다문화 사회가 성숙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된다.
물론 문화적 개방성은 지역민들에게만 지켜져야 하는 개념은 아니다. 여행자 역시 중요한 문화적 개방성과 동시에 의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관광은 일상공간에서 문지방이라고 일컫는 ‘리미날리티(Liminality)’를 넘어 비일상성이 있는 ‘코뮤니타스(Communitas)’로 전개되는 과정으로 설명을 하기도 하는데, 그 코뮤니타스가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일상생활이 되기에, 여행자는 비일상성의 코뮤니타스가 아닌, 해당 여행지의 시민에 대한 이해와 동화가 함께 되어야 함이 중요하다.1)
민주적 포용국가에서의 관광시민
즉, 관광시민은 바로 이렇게 여행자나 지역주민이 모두 함께 권리와 의무를 실천하는 개념이며, 이를 통해 타인, 타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호존중의 전제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시민의 개념은 민주적 포용국가의 사회정책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연설에서, 포용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도 같은 취지입니다.
사회정책에서 시작해, 경제, 교육, 노동 등 전 분야에서 포용이 보편적 가치로 추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이고 철학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은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며 성별, 지역, 계층, 연령에 상관없이
국민 단 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입니다.
(2018년 9월, 포용국가 전략회의 모두 발언 中)

민주적 포용국가에서의 관광시민 개념을 적용해볼 때, 여행자도 정책적 수혜 주체에서 배제되지 않고, 공정한 관광의 기회를 주어지게 하는 것, 그러면서도 여행자 역시도 지역민들의 일상에 방해되지 않고 정의로운 절차를 거치는 동등한 주체적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다 개방적이고 진보된 사회는 함께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예산안이나 포용국가 사회정책 추진 계획에는 관광 영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선도 국가는 되기 위해서는, 내가 포함이 된 “우리”만이 아닌, 남도 우리와 같다는 보다 큰 포용의 정신과 개방성이 요구된다. 국민의 삶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관광시민의 삶 역시 다르지 않은 것이다.
1) 인류학자인 빅터 터너(Victor Turner)가 제시한 개념으로, 일상을 넘어 신성하고 종교적인 순간을 '리미날리티(Liminality) 단계'라 칭하고 이러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나 그들이 모여 있는 상황이나 공간을 '코뮤니타스(Communitas)'라고 명명하고 있다. 'Communitas'는 'Community'와 동일한 어원에서 나온 말이나 Community가 지역적·공간적 의미만을 규정하는 한계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터너는 시간적·공간적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Communitas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리미날리티란 '문지방'을 의미하는 리멘(Limen)의 어원에서 가져온 개념으로, 문지방에 서 있는 것과 같이 평소에는 금기로 여겨지는 공간과 행위의 존재를 넘어서는 부분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1) 노아윤(2019).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여행과 일상, ‘체류형 관광’을 통해 지역관광의 해답을 찾다. 호텔&레스토랑 2019년 6월호 기사
(2) 이훈(2018). 시론: 관광시민이란 무엇인가. 아시아경제 2018년 10월 5일자.
(3) 서울시(2018). 서울관광 중기발전계획.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
(4) 정책브리핑(2018). 한눈에 보는 정책. 혁신적 포용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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